현장 스케치
누구나 집 한 구석에는 분명 이런 물건들이 있을 겁니다. ‘살 빼면 입어야지’라며 3년째 숙성 중인 바지, ‘언젠가 쓰겠지’ 싶어 모셔둔 에어프라이어, 예뻐서 샀지만 도저히 들고 나갈 곳 없는 화려한 가방까지…
둘러보면 보관을 넘어 유물이 되어가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전사 기업문화연합체가 모였습니다. 이름하여 ‘쓸모상점’ 바자회. 집 한 구석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던 물건들이 드디어 햇빛을 보는 날입니다. 나에게는 짐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는 보물이 되는 기적, 2026 임직원 바자회 ‘쓸모상점’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쓸모상점’을 기획하고 진행한 전사 기업문화연합체 멤버들
7개 계열사가 맞잡은 손, 600여 점의 보물이 모이다
2026년 1월 21일 수요일 오후, 서초구 양재동 양재사옥 2층은 이른 아침부터 생동감 넘치는 활기로 북적입니다. 상미당홀딩스,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삼립, GFS, 섹타나인, 빅바이트컴퍼니 등 7개 회사 기업문화 협의체가 ‘지속 가능한 나눔문화’를 위해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연합 바자회, ‘쓸모상점’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오전 시간인데도 바자회 문이 열리기 전부터 입구에는 이른바 ‘오픈런’을 노리는 직원들의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일찍 와야 좋은 물건을 선점할 수 있다는 한 직원은 “지난해에도 참여해서 좋은 물건을 득템 했어요. 올해는 어떤 기부 물품들이 있을지 정말 설레요”라며 기대에 찬 표정을 지었습니다.
드디어 상점의 문이 열리자 직원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옵니다. 와글와글 북적이는 가운데서도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꼼꼼하게 물건을 탐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상점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직원들 모습
거창한 구호 대신 ‘힙’한 실천, 물건의 수명을 늘리는 ESG
참여 회사가 전년보다 확대되면서 기부 물품도 작년 대비 3배 이상인 600여 점이 모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소통이라는 ‘선’을 잇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ESG 실천에 초점을 맞춰 아껴 쓰고 나눠 쓸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도서, 음반, 사무용품, 뷰티, 레저, 유아복, 의류, 잡화, 주방, 전자기기, 소형가전, 굿즈, 이벤트존 등 탐나는 물품들이 종류별로 자리했습니다.
인기가 높았던 젤리캣을 한 직원이 구매하고 있다.
신발존에서는 “사이즈 넉넉한 것 없나요?”라며 꼼꼼히 제품을 살펴보는 직원들로 북적였고 한쪽에서는 미리 준비해온 커다란 장바구니를 흔들며 ‘전의’를 다지는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인당 2점까지만 구매 가능합니다“라는 운영진의 안내에 아쉬움 섞인 호탕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추억 담긴 LP판부터 화장품, 아기 용품까지
물건에 온기를 더하는 시간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려는 직원들의 눈길이 바빠집니다. 음반 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기부 물품은 오래된 LP판이었는데, 판마다 담긴 추억을 정성스럽게 적어 내려간 메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려 5시간에 걸쳐 만든 커다란 레고 작품은 보는 재미를 더하는 아이템이자, 레고 마니아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보물’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북적이는 사람들 중 유독 아기 용품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삼립 인사총무팀 박상훈 님은 “곧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라 아기용 신발과 턱받이를 샀어요. 생각보다 물건들도 다양하고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오후에 다시 올 생각이에요.”라며 예비 아빠로서의 설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온 동료인 박정민 님은 핸드폰 짐벌을 득템 했는데요. “오전에 사내 게시판을 보고 빨리 오고 싶었어요. 영상 촬영에 관심이 많아 핸드폰 짐벌을 샀는데 싸게 구입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습니다.

육아용품을 구입한 삼립 인사총무팀의 박상훈님(오른쪽)과 핸드폰 짐벌을 구입한 박정민님(왼쪽)
화장품존은 단연 여성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화장품을 싼 가격에 득템 했다며 좋아하는 직원들이 많았는데요. 상미당홀딩스 인재개발팀 한소라 님은 “평소 좋아하는 화장품을 득템하고 기부도 하니까 일석이조라고 생각해요. ESG라는 개념이 생소할 수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어 뜻깊은 기회인 듯합니다.”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함께 기획한 전사 기업문화연합체 담당자는 “직원 여러분들이 업무의 긴장감을 잠시 덜어내고 우리 회사가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살리는 따뜻한 커뮤니티라는 것을 체감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도세호 대표이사와 임직원들도 바자회에 참석해 ESG 활동에 동참했다.
행사 중반 바자회 현장을 찾은 도세호 대표이사는 임원들과 함께 물품을 살피며 “어려운 시기에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돕고자 뜻을 모아준 임직원들의 정성이 정말 보기 좋다”며 “이런 나눔 문화가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화제의 완판템 ‘젤리캣‘, 나눔으로 이어지는 행복

구매한 젤리캣 인형을 들고 즐거워하는 상미당홀딩스 홍보기획팀 이세진님
이날 바자회에서 단연 화제가 된 것은 귀여운 20마리의 젤리캣 인형이었습니다.
판매 시작과 동시에 눈 깜짝할 새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있던 제품이었는데요. 예상 밖의 호응에 젤리캣 인형을 기부한 비알코리아 마케팅전략실 조성희 실장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인형은 지난 연말 매장을 따뜻하게 채워주던 소품으로 바자회 행사의 취지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의미 있는 기부 물품 중 하나였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바자회 물품 판매에 적극 참여한 이유와 의미를 들어보았습니다.

Q1. 매장 소품이었던 ‘젤리캣’을 기부 물품으로 고르신 특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매장을 따뜻하게 채워주던 소품들이었어요. 그 ‘기분 좋은 온기’를 임직원들과 그대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젤리캣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고, 보드라운 촉감이 작은 위로를 주기도 하잖아요. 매장에서 소임을 다한 물건이 누군가의 집에서 다시 사랑받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쓰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2. 소중한 물건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모습을 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처음엔 ‘보내기 아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살짝 들었지만, 막상 동료들이 반가워하며 챙겨가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보다 기쁨이 훨씬 컸습니다. 단순한 ‘소품’이었던 물건이 누군가의 일상에 설렘과 온기를 더하는 ‘보물’이 되는 과정을 보며, “보내길 정말 잘했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Q3. 나눔에 동참한 후배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바쁜 업무 중에도 기꺼이 마음을 보태준 모든 분께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나눔은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행동 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들고, 그 분위기가 결국 조직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이번 바자회가 여러분에게 “우리 회사 참 따뜻하다”라는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Q4. 우리 회사가 더 따뜻한 온기를 굽는 기업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일상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나눔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바자회처럼 안 쓰는 물건을 나누는 일부터 작은 기부나 봉사까지, 각자 가능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회사의 온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입니다.
Q5. 마지막으로 ‘쓸·모’로 센스 있는 2행시 부탁드립니다!
쓸 : 쓸수록 가치가 커지는 건
모 : 모두가 함께하는 나눔의 마음!
무슨 행운이 기다릴까? 두근두근 ‘행운의 뽑기‘
현장에는 물건을 구매한 임직원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되었습니다. 구매 영수증을 인증하면 캡슐 뽑기를 통해 선물을 받는 랜덤 득템 기회였는데, 레버를 돌리는 직원들의 표정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당첨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두근두근, 캡슐 이벤트에 응모 중인 직원들 모습
“제발…!” 짧은 기도와 함께 레버를 돌리는 순간, 장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톡 터지는 캡슐 소리와 함께 ‘호찜이’나 ‘호빵 키링’ 당첨 사실이 확인되면 주변의 동료들까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축하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벤트존을 담당한 파리크라상 인력개발팀 김채은님은 “가장 인기 있는 건 역시 귀엽고 실용적인 ‘호찜이’에요. 모양도 귀엽지만 전자레인지용 찜기라 인기가 높죠. 하지만 주류(酒類) 상품이 당첨됐을 때 터져 나오는 환호성은 정말 현장을 떠나가게 만들 정도예요”라며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했습니다.
모니터 뚫은 열기 온라인 경매 ‘득템’ 전쟁
오후 2시, 전국 사업장의 모니터가 일제히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현장 방문이 어려운 임직원들과 지방 근무자들을 위해 마련된 ‘실시간 온라인 경매’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단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경매는 일일 경매사로 나선 섹타나인 인사총무팀 양세미 프로의 재치 있는 진행 아래 박진감 넘치게 펼쳐졌습니다. 의류신발 건조기, 조말론 캔들, 나이키 운동화 등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19종의 ‘A급’ 물품들이 등장하자 채팅방은 순식간에 응찰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섹타나인 인사총무팀 양세미 프로가 진행하는 온라인 물품 경매 현장
경매는 모든 물품이 1만 원에서 시작하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이 링크를 통해 희망가를 올리면 실시간 호명을 통해 낙찰자가 결정됐는데, 1,000원 단위로 낙찰가가 엎치락뒤치락할 때마다 지켜보는 이들의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타이머 종료 직전 ‘결정적 한 방’을 날리는 입찰 숫자가 올라올 때는 중계석에서도 환호가 터져 나오며 현장감을 더했습니다.

경매를 통해 인기 아이템인 레고룩소 주니어 등 원하는 제품을 득템한 직원들
골프채, 전자책 리더기, 레고 등 다채로운 알짜배기 제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며 경매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비록 모니터를 사이에 둔 만남이었지만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득템’하고 나눔에도 동참하려는 구성원들의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나눔으로 굽는 더 나은 미래
오후 4시, “전 품목 파격 할인!”이라는 마법 같은 외침과 함께 시작된 막판 세일을 끝으로 이번 바자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내년에는 기부도 나눔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직원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번 행사 수익금 전액은 밀알복지재단에 기부되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물건을 비우며 마음을 채우고 나눔을 통해 신뢰를 쌓은 이번 시간은 우리 회사가 그려갈 지속 가능한 미래의 가장 따뜻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